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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한예종, 동국대, 숭실대 영화과 동시 합격후기 / 고채원

관리자   /   2024-02-23

안녕하세요! 합격수기를 쓰려니 자연스레 뒤를 돌아보게 되는데 실은 아직 저의 2023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도 6월, 제가 늦게나마 발을 들이려는 영화과 입시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 종일 합격 후기를 뒤적였던 기억을 떠올리며 열심히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24살에 입시를 시작했고 이전까지는 대학을 졸업하고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했었습니다. 예술을 어릴 적부터 좋아했지만 업으로 삼는다는 것에 겁을 먹어 안정적인 길을 택했다가 후회하고, 결국에는 느즈막히 영화 공부를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여기까지 읽고나면 입시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나이도 경험도 많으니 가진 이야깃거리와 재료가 많다고요. 하지만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의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몰랐습니다. 어렴풋이는 느껴도 생각과 글로 정돈해본 적 없어 흐릿했고 대학 입시와 임용고시를 치고나서 많이 지쳐있는 상태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저를 끝까지 가게 해준 게 포커스 선생님들이셨습니다.

 

 

오히려 저는 입시판에서 밋밋한 사람입니다. 교사는 모범이 되어야 하고, 아직까지 우리 교실은 정답을 가르치니까 저는 저도 모르게 정답만 찾으려고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에 제 성격까지 더해져 틀을 깨는 글이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개별 학생에게 관심과 시간을 할애해가며 단초를 찾고 결국 학생이 스스로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포커스 학원이었던 것 같아요. 단편적으로 난 이런 성격이야, 했던 걸 넘어서서 예술과 나의 무의식을 연결해주세요. 그 과정이 본인의 큰 무기와 재료가 된다고 생각하고요. 결국 글을 쓰고 면접을 준비하면서 해주시는 피드백들이 제 개성의 실마리를 찾고 더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들께서 더 힘드셨을 거예요. 과제도 안 해가고 뺀질거린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ㅎㅎ 선생하던 사람이 숙제를 안 해간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노답이었습니다. 맨날 개똥같은 글만 써가고… 오락가락하는 컨디션 탓에 넋 빼고 학원에 나타나기도 했지만… 선생님들은 포기하지 않아주셨습니다. 끈질기게 수업과 상담에서 자꾸만 ‘왜?’하고 이유를 물으시거나, 더 생각해서 발전시켜봐라, 본인의 인생사를 적어내라, 하시는 것 등등. 부모님과 오랜 친구한테도 못한 말들을 생판 남에게(지금은 남 아닙니다<3>

 

 

사실 기출 돌리고, 모의면접을 왕창 봐서 양치기를 하는 방법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포커스에서는 더 본질적으로 접근해주십니다. 학생들 깊은 얘기 들어가면서 그 사람을 이해하고 그걸 바탕으로 피드백을 해주시는 게 굉장히 피곤하고 힘든 일인데, 선생님들께서는 그렇게 해주셨어요. 내가 어떤 글을 왜 썼고, 어떤 영화를 왜 좋아하는지, 생각을 계속 자극해주십니다. 물론 면접 연습과 기출 문제에 대한 매운 피드백도 충분해서 속 아플 정도였습니다! 예종 1차 때도 수업에서 생각해봤던 답변을 이용해 적기도 했고, 학종 전형인 동국대를 포함해서, 모든 면접에서도 준비한 답변들이 대부분이라 떨지 않고 답할 수 있었어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평범한 사람이라 영화 입시는 망할 거야 싶은 분도, 이전까지 해보지 않은 영역이라 자신감이 떨어지는, 다른 길을 걷던 분도 용기를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둘 다에 해당했었으니까요. 선생님들께 잔소리 쓴소리 (따뜻한 말도) 듣다 보면, 자기만의 무기가 생기고 글과 면접의 윤곽이 잡힐 거예요. 정말 달려야 할 때는 전우 마냥 함께 잠도 안 자고 좋은 글과 면접의 방향을 고민해주십니다.

 

 

뭔가 엄청난 걸 깨달은 사람 마냥 써놨지만 현실은 어버버 얼레벌레 얼떨떨 그 자체였습니다. 돌이켜봐도 저는 재능과 노력보다는 부족한 면이 많은 수험생이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입시생들이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그래도 할 수 있어요…! 학원 밖에서도 같이 공부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았던 고마운 친구들, 끝까지 멱살 잡고 끌고 와주신 선생님들을 만난다면 해낼 수 있어요. 정해진 왕도나 정석이 있는 입시가 아니라 많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고, 운이 중요하지 않다고는 말 못하지만, 그래도 포커스에서 만난 친구들과 선생님 덕분에 후회 없는 반 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앞으로 그런 시간을 보내게 되시길 응원하고 싶어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