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수시에서 숭실대 영화예술전공에 합격한 전하연이라고 합니다. 6월부터 포커스를 다니면서 결과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광탈 후기라도 좋으니 포커스 홈페이지에 뭐라도 남기리라 다짐했는데 다행히도 그게 합격 후기라니, 기분이 참 좋네요. 저는 반수를 해서 총 2년간 입시를 했는데요. 전 현역 때 어떤 1차에도 붙지 못 했다가, 올해 포커스에서 온라인반 수업을 들으며 개과천선한 덕분에 한예종 1차, 국민대 1차, 숭실대까지 좋은 결과를 받을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시작하기 전에, 참고로 전 말이 정말 많지만 글 솜씨는 썩 좋지 않습니다. ㅎㅎ 선생님들도 모르셨겠지만 제가 포커스를 알게 된 계기는 2년 전에 받은 한 과외 상담이었습니다. 당시 과외 선생님은 분명 저를 본인의 학생으로 영입해야 하는 입장이셨는데, 상담 중 두서없이 여긴 <<진짜>>라며 포커스를 추천해 주셨거든요. 상당히 황당했지만 본인과 상관없는 곳을 추천할 정도라면 정말 좋은 학원이겠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학원에 거부감이 컸던 현역 때의 전 포커스에 상담조차 문의하지 않았고, n개의 광탈과 함께 눈물을 훔치며 처참한 수능 성적으로 타대학 영화과에 진학했습니다. 제 첫번째 실수죠. ㅎㅎ 이후에 2학기 휴학을 한 뒤 찾게 된 성진 쌤과의 상담은 기존에 제가 학원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완전히 부쉈어요. 사전 글쓰기 상담에 대한 충격은 다른 분들이 너무나도 훌륭하게 설명해 주셔서 이미 명성이 자자하니 전 길게 쓰진 않을래요. 무엇보다 제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저는 본래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서도 분명 저와 같으신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이유로 저는 1년 내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어온 이야기 구성 입시에 굉장한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고, 당연히 쥐뿔도 실력이 늘지 않았겠죠? 제 두번째 실수입니다. 이랬던 제가 포커스에서 얻은 것 중 합격보다도 값진 것은 글쓰기에 대한 욕심과 흥미를 가지게 해주신 거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과거에 입에 담지 못 할 욕들로 (담았지만…) 과제를 하던 제가 예림 쌤의 과제를 하면서 처음으로 새벽 내내 깔깔 웃으며 신명나게 타자를 쳤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 원동력에는 예림 쌤의 온화하고도 도끼 같이 예리한 수업이 있습니다. 처음 예림 쌤의 수업을 듣고 충격을 먹었어요. 살벌하게 휘두르시는 도끼 때문은 아니고요. ㅎㅎ 제 고집을 꺾을 만큼의 정확한 피드백과, 함께 제 글의 발전을 고민해 주시는 정성 덕분이었어요. 구조와 이야기 구상법은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지만 저 같은 사람이 글쓰기의 즐거움을, 그 말도 안되는 도파민을 느낄 수 있는 건 오직 포커스와 함께여서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 잘 지내시나요? 저는 도파민 중독자가 됐습니다… 또 상당히 젊.꼰 같지만 2년간 입시에 몸을 담궜던 사람으로서 영화과 입시는 괴롭지 않다는, 별 거 아니라는 말에는 정말이지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한테 있어서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계속해서 못난 곳까지 들춰내는 게 썩 유쾌하지 않았거든요 ㅎㅎ… 더군다나 저는 자기검열이 지나치게 심한 동시에 자기연민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 더더욱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인 탐구와 저만의 재료를 찾기가 어려웠어요. 그때마다 성진 쌤은 잘하려고 하기보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으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이후에 지윤 쌤과 일대일 상담을 하면서 명확한 방향을 잡을 수 있었는데 이런 점에 있어서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포커스의 상담 수업을 상당히… 사랑합니다. ㅠ 분명 수다처럼 즐거운데 정신 차려보면 지윤 쌤에게 제 이야기를 술술 불고 있고 그렇답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성진 쌤과 지윤 쌤은 정말 귀신입니다. 숨기고 싶은 부분까지도 알고 계시니 속일 생각은 하지 마십쇼. 포장을 사랑하는 제 성격에 조금이라도 거짓말을 칠 수가 없어 꽤나 힘들었지만 제 치부를 드러내는 일이 그렇게 별로인 것만은 아니란 걸 깨닫게 해주십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제가 어떤 글을 써야 할 지에 대해 실마리를 찾아주세요. 아직도 숭실대 전날 치뤘던 모의면접에서 두 분이 해주신 말을 곱씹게 되는데요. 저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는데, 누구나 단점은 있다고 말씀해 주신 그때 정말이지… 비상이었습니다. 글 초입에서 말했듯 영화과 입시에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은 정말 고통스럽지만, 꽤나 즐거워질 수도 있다는 것을 포커스에서 배웠습니다. 이외에도 영화사와 모의 면접 수업을 해주신 항빈 쌤, 첫번째 수업 이후로 항상 지쳐있었지만 ^^… 저도 몰랐던 제 초심을 상기시켜 주셔서 항상 기분 좋게 수업을 들을 수 있었어요. 첨삭 요정 가민 쌤과의 수업은 항상 손꼽아 기다렸는데요. ㅎㅎ 국민대 전날 응원해 주신 덕분에 이 꽉 깨물고 1차에 붙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예종 준비 도와주신 진우 쌤과 수업 전에 항상 루틴처럼 듣던 노래도 생각납니다. 현장에서 글 쓸 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또 포커스는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함께 수업한 온라인반과 각종 2차 준비를 함께 했던 분들한테도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의례적인 인삿말이 아니라, 별거 아닌 저에게 온 정성을 다해 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여전히 정답을 쫓고, 잘하려고 노력하는 고리타분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커스에 있는 동안 제가 누구인지 깨달을 수 있었고, 동시에 선생님들의 개별 상담과 피드백은 제가 저로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도록 만드는 힘이 있어요. 저는 6월 말에 수업을 듣기 시작해 다른 분들에 비해 포커스에 오래 몸을 담그진 못 했는데요. 저보다 일찍 포커스에 들어와 더 오랜 시간 수업을 듣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분들이 정말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글을 줄이면서 제 글이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기보단 하고 싶은 이야기만 떠들어댄 느낌이 강하지만, 무엇보다 제 목적은 온전한 제 진심을 담는 거였어요. 엉망인 글솜씨지만 그랬다면 참 좋겠습니다 ㅎㅎ…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