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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학년도 단국대 공연영화학부 영화전공 합격후기 / 차윤아

관리자   /   2019-05-11

안녕하세요. 단국대 공연영화학부 영화전공 수시 최초합격해 19학번이 된 차윤아입니다. 합격후기에 무슨 말을 써야 좋을지 몰라 늦었습니다ㅎㅎㅎㅎ 아무쪼록 도움이 되었음 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고1까지. 저는 방황하고 있었고, 막연한 미래만 상상하며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저는 내신성적도 별로였고(국영사 평균 4~5등급), 공부에 재능도 없었습니다. 잠깐 고민 후에, 영화를 좋아하니까 만들자! 단지 그 생각으로, 저는 어떤 특별한 계기 없이 그냥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그후 고1 말에 학교에서 영화동아리를 신설하고 운영했지만, 정작 손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용두사미... 제 인생은 이 사자성어 하나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3이 시작된 1월. 여전히 저한텐 아무것도 없었고,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은 했지만 어떻게 되는지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완전 백지 상태인 제가 딱 하나 가진 게 있다면, 기가 막힌 운이었습니다. 포커스를 찾은 것은 1월 말, 지방의 시골에 사는 저는 부산이나 대구 쪽으로 가야 영화입시학원을 다닐 수 있었는데, 왕복 4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에 교통비만 해도 상당해서 도저히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서치를 하다가 실시간 화상통화로 온라인 강의를 하는 포커스를 알게 되었고, 학생들의 후기에 선생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절절히 드러나는 데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다르지 않다는 말이 신뢰가 갔습니다. 그래서 먼저 온라인 시범강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시범강의를 하기 전에는 주어진 과제와 자기소개서를 써가야 하는데, 보자마자 '아, 여기는 찐이다.'하는 직감이 들었고, 동시에 두렵기도 했습니다. 입구컷 당하는 거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과제를 했고, 드디어 우주쌤과 첫 강의를 했습니다.

시범강의에서는 상담+본인이 해온 과제를 평가하고 합격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셨습니다. 제 과제에 대한 평가는 놀랍게도! 꽤 괜찮았습니다ㅎㅎ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우주쌤 말씀이 귀에 잘 들어오고, 온라인의 거리감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또 우주쌤이 제 자기소개서를 보고 "여자친구 남자친구 같은 애인이 있느냐." 라는 질문을 했었는데, 평소 퀴어 문제에 관심이 많던 제게 확 와 닿았습니다. 그 질문에 꽂힌 저는 다른 학원은 알아보지도 않고 곧바로 포커스로 결정했습니다. 이 섣부른 결정이 저를 여기까지 데려왔습니다. 정말 기가 막힌 운...

그렇게 실시간 온라인 화상 강의로 1월 말부터 시작해서 입시까지 근 10개월 간 수업을 들었습니다. 평소에는 주말 수업을 하면서 주중에 과제 피드백을 더 받는 식이었고, 입시가 가까워지면 유동적으로 변했습니다. 학교 생활에 지장은 없습니다. (과제 소화는 본인 역량에 달린 것 같습니다..전 힘들었습니다ㅎ! 많아서 힘들다기 보다는 본인의 성실함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입시가 가까워져서 모의면접을 하거나 할 때는 직접 학원에 가기도 했습니다. 영화과는 아무래도 대학별로 시험이 다르기도 해서, 그에 맞게 수업을 받습니다.
4명의 소수 인원이 보통 한 반을 이루고, 함께 수업을 듣고, 수업과는 별개로 한 명의 담당쌤을 가지게 됩니다. 이 시스템에 대해서 처음엔 별 생각 없었는데, 지날수록 장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담당쌤이 있어서 개인적인 상담이나질문하는데 부담이 없고, 저와 같이 수업하는 분들의 과제와 그 평가에도 함께하면서 저의 경험치를 쌓아갈 수가 있습니다.

물론 남들 과제를 볼 수 있다는 건 제 과제가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게 힘들기도 합니다. 정말 잘 쓴 남의 글을 보고, 그 다음 저의 글을 보면 심각한 게 너무 잘 보입니다. 특히 제 이야기구성은 입시가 가까워질수록 혼자 산으로 가고 있었고. 선생님들은 심장제세동기처럼 저를 부활시키려고 하시는데, 전 여전히 죽어있는 글을 썼습니다. 그때 선생님들이 해주신 죽어서도 잊지 못할 말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제 상태가 그만큼 심각했습니다. 단국대 시험은 9월 29일로 가장 빨랐는데, 저는 도저히 나아질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 무렵 본격적인 면접 준비까지 병행하면서 자존감은 19년 인생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성진쌤이 수업 중에 지나가듯 하셨던 말, 너는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는 그 말에 둔기로 얻어맞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섣부르게 결정하고 섣부르게 뛰어들어 실패하게 되는 건가 싶었습니다. 선생님들이 수업 중 예시로 드는 영화들, 봤냐고 물었을 때 손 들지 못하는 그 상황이 못 견디게 부끄러웠습니다. 다른 입시생 분들은 왜 영화를 하고 싶은지, 영화가 왜 좋은지, 어떤 감독이 좋은지, 왜 영화를 해야만 하는지 그런 것들이 마음 속에 있어서 얼마든지 답할 수 있는 것 같았지만, 저는 그게 안 됐습니다. 그런데 참 답답한데 눈물도 흘릴 수 없는 게, 저는 남들처럼 간절히 노력하질 않았습니다. 불성실하게 대처하고, 거저 얻으려고 하니까 되는 일이 없었던 겁니다.
글을 잘 쓰고 싶으면 더 써보고 더 조언을 얻고 선생님을 믿고 가면 되는데, 저는 그러질 않았던 겁니다. 사실 다 그랬습니다. 모르는 영화가 많으면 더 보면 되고,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찾고 싶으면 더 고민하고 생각하고, 면접을 잘하고 싶으면 더 말하고, 뭐든지 간에 지금보다 더 노력하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저한테 필요한 건 더 노력하는 습관과 조언이었고, 두 가지를 포커스에서 얻었습니다. 저는 대학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언제든 도망갈 구석을 찾아두지만, 입시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포커스 쌤들 덕에 그 전환점을 잘 맞이한 것 같습니다.
내가 정말로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쓸 때,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려주시고, 제 글에서 설득력 없는 감정선과 자기세계에 갇혀있는 문제점을 찾아내주신 성진쌤 덕분에 막판에 이야기의 물꼬가 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성진쌤이 창작자로서의 고집과 아집은 다른 것이라고, 꼬집어 말씀해 주셔서 조금이나마 이야기를 더 쓸 수 있었습니다. 아집이란 두 음절 만큼은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면접 준비에서는 도훈 쌤이 저한테 잃어버린 자신감을 심어주셨습니다. 도훈쌤과는 모의면접만 함께 했는데 랜덤 번호표를 뽑을 때마다 도훈쌤이 걸려서 신기했습니다 ㅎㅎㅎ 저한테 전보다 확실히 늘었다고 항상 말씀해주신 게 정말 힘이 되었습니다. 태규쌤도 면접답변의 틀을 잡아주시고, 우주쌤도 저의 지나온 시간들 속에서 확실한 재료를 골라주신 덕에 잘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국대 면접 준비할 때 재의쌤이 전날밤까지 연습 도와주시고 답변 수정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정말정말정말 감사합니다. (특히 재의쌤과의 악수의 힘 덕에 제가 합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ㅎ)
면접 예상 질문 리스트의 50개에 달하는 답변을 써내려가면서, 좀 오글거리지만, 처음으로 제 자신을 찾아갔던 것 같습니다. 게으른 제가 입시생보다 더한 쌤들의 열정에 휘둘려서 힘을 얻어간 게 정말 신기하기도 합니다. 이쯤 말하니 제가 합격한 게 진짜 기적 같네요; 갓포커스

덕분에 용두사미였던 제 인생이 처음으로 칠전팔기가 된 것 같습니다. (tmi 8개 수시 중 단국대 기적적으로 합격) 포커스 다니면서 쌤들께 감사한 게 한 두가지가 아닌데, 뭐라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뭔가를 "열심히!" 했다는 흉내라도 내본 것 같아서 감격스럽습니다. 여기까지 데려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쌤들의 수업 때마다 항상 무엇이든 얻어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버티면 추억이 되고 무너지면 상처가 된다고 하는데, 제가 포커스에서 보내온 시간들을 추억으로 회상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서도 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