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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한예종, 단국대 영화과 동시 합격후기 / 유서영

관리자   /   2021-12-29

안녕하세요! 2022학년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일반전형,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 영화(이론·연출·스탭) 전공 수시 모집에 동시 합격한 유서영입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 저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드리자면 어릴 적에는 외교관을 꿈꿨고 그 때문에 외국어 고등학교로 진학했던 사람이니 예술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아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ㅎㅎ 영화과 입시를 전혀 준비해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올해 초, 모종의 계기로 포커스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어요.

저는 학원을 선택하기 전, 총 4개의 상담 예약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학원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업 체계가 잡혀있지 않거나 영화과 입시 경험이 전무한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친절하게 상담을 진행하시더라고요...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런 분들과 함께하고 싶지 않아 가볍게 패스한 뒤, 포커스로 향했습니다. 입학 상담을 위해 사전 글쓰기와 자기소개서를 부탁하신 학원이 포커스뿐이라 더욱더 믿음이 가기도 했고요!

당시 제 글은 최악 중의 최악인 ‘미완성’이었지만, 성진쌤께서는 객관적인 시선에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참 많이 해주셨어요. 무작정 이 정도 라인의 학교 갈 수 있습니다—가 아닌 제 글과 성적에 대한 면밀한 분석 및 피드백으로 약 1시간 반 정도의 상담을 거쳤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등록할지 안 할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도서 추천이나 입시 관련 설명을 꼼꼼하게 해주셨어요. 그렇게 상담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무조건 포커스에 등록하기로 결심한 저는 3월부터 수업을 듣게 됐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첫 수업날 해갔던 과제는 정말… 수준미달이었어요. <블랙 미러> 짝퉁 같은 이야기를 써갔거든요. 이야기 구성을 배워본 적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저에 비해 완성도 있는 다른 친구들의 글을 보며 입시를 무사히 끝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됐고요. 그래도 진심으로 잘해보고 싶은 일이었기에 완벽하지는 못해도 꾸준히 학원을 오갔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매번 ‘자기 이야기’를 써보라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이를 실행으로 옮기기까지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타인에게 제 얘기를 털어놓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장점이라고 믿어왔던 제 묘사들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지적을 받은 뒤로는 짧은 슬럼프도 겪었습니다. 뭐 거창한 건 아니고(…) 가기 싫어 뭉그적대다가 지각도 자주 했고, 과제를 몇 번이고 엎다가 완성을 못 해가는 날이 점차 늘어났어요.

의심이라는 건 한 번 시작되면 끝도 없이 불어나서 제 능력뿐만 아니라 애정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번지기 마련이더라고요. 내가 이 일을 정말 좋아해서 하는 게 맞나? 그냥 대학에 가고 싶어서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식으로 끝도 없는 질문들에 가로막혀 이대로 멈춰서는 건가 싶던 와중, 제 담임 선생님이셨던 성진쌤과의 상담에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차차 마음을 비우고, 주변을 관찰하며 사실 위주로 글을 쓰는 연습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한 차례 슬럼프를 극복하고 나니 그 뒤로는 글 쓰는 시간이 훨씬 즐거워졌습니다. ‘운명적인 사랑은 처음 만났을 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모든 걸 이겨내고 지켜냈을 때 비로소 운명적인 사랑이 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제게 있어서 영화가 조금 더 각별해진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으악 이렇게 포장해서 멋지게 썼지만!! 쌤들이 보면 웃으실 거예요… 한동안 정말 불성실한 학생이었기 때문에…ㅜㅜ

음… 아무튼 수시를 하나 붙은 뒤로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나태해져서 한예종 1차 시험을 볼까 말까 고민까지 했습니다. 입시를 시작할 당시에 막연하게 입학을 꿈꿨던 학교였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논술을 준비하고, 미리 자소서를 작성하면서 지연쌤이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신 덕에 마음을 다잡게 됐습니다. 그때 만족하고 중도 포기했더라면 평생 아쉬움이 남았을 것 같아요. 역시 뭐든지 초심, 시작할 당시의 간절함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노력이나 재능 면에서 제가 남들보다 특출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냥 운이 유난히 좋은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포커스에 들어와 훌륭한 선생님들 아래에서 배울 기회를 얻었고, 면접 직전까지도 응원 전화를 해주는 좋은 반 친구들을 만나 끝까지 달릴 수 있었습니다. 단국대 1차에서는 원래 가지고 있던 스토리와 수월하게 엮을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됐고, 2차 면접에서는 지윤쌤과 성진쌤이 준비해주신 예상 질문지 중 반 이상이 나와 방긋방긋 웃음을 잃지 않고 답했어요. 그리고 한예종 1차 논술은 도훈쌤 과제를 하면서 조사했던 내용이 나와 쉽게 완성했고, 2차 이야기 구성에서는 평소 기량에 조금 못 미치는 글을 쓰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성진쌤이 면접 지도를 잘해주신 덕분에 소생에 성공했습니다. 진솔한 자소서와 밝은 미소만 있다면 뭐든지 가능...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같은 입시생의 마음으로 한 마디만 전해드리고 싶어요. 학교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것을 배우러 가는 공간이고, 그로 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사소한 실수들로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평가 절하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짧은 입시를 겪은 일개 학생의 소견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볍게 흘려들으셔도 무방하지만...ㅎㅎ 결국 교수님들은 지금 당장 완벽해 보이는 학생보다도 한 번 가르쳐보고 싶은 학생에게 흥미를 보이시는 것 같아요. 본인에게서 매력 포인트를 찾아내고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녀보면 아시겠지만, 포커스 선생님들은 그런 개개인의 잠재성을 잘 끌어내 주세요!

비록 제가 최고로 성실하거나 모범적인 학생은 아니었으나 합격증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지금껏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들뜨네요. 그간 열심히 지도해주신 성진쌤, 도훈쌤, 지윤쌤, 지연쌤 그리고 첨삭요정쌤께 모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수업 외적으로까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준비를 함께했던 반 친구들도 넘넘 고마워요! 그럼 모두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고, 언젠가 영화제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뵙길 바라겠습니다! 응원해요♥